진로의 개념
진로란 영어의 career에 해당하는 말로 직업과 관련하여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용어이다. 영어를 그대로 읽어 ‘커리어’라고 부르기도 하고 경험의 축적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경력’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진로란 일생 일과 관련해서 경험하고 거쳐 가는 모든 체험이라고 정의된다. 진로는 전 생애 과정에서 일고 여가, 개인 발달, 가족에 대한 헌신 등을 모두 포함한다. 예전에는 성인이 되어 한 직업에 입문하면 은퇴할 때까지 종사하고, 은퇴 이후에는 휴식하며 생의 마감을 준비한다고 생각하여 일이란 곧 개인이 갖는 직업을 의미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질 만큼 노동시장이 유연해지면서 여러 직장을 옮기며 근무하거나 또는 다양한 직업을 갖는 경우가 많고, 수명연장으로 인해 은퇴 이후에도 일하거나 봉사, 여가 등이 생에 전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등 이제는 일과 관련된 생애 전체를 조망하면서 꾸준히 준비하고 참여하고 이동하고 전진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진로 개념이 필요하다. 진로가 일과 관련된 모든 체험을 의미한다면, 직업은 생계의 유지, 사회적 역할 분담, 개성의 발휘와 자기실현을 목적으로 계속 행하는 노동 또는 일이라고 정의된다. 어떤 일이 직업이 되기 위해서는 경제적 수입 수반, 계속성, 노동행위 수반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경제적 수입을 수반하지 않는 가정주부의 가사노동, 학생의 학업, 노동이 따르지 않는 이자소득 등은 직업으로 보지 않는다.
진로상담의 개념
진로란 한 개인이 생애 동안 일과 관련하여 경험하는 모든 체험을 의미하며, 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 간의 대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이라고 볼 수 있으니 결국 진로상담은 일이나 직업에 관련된 내용에 초점을 둔 상담자와 내담자의 상호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진로상담에 대한 정의는 학자마다 매우 다양하여, 진로상담을 바라보는 이론적 시각이나 진로상담의 목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정의가 제시된다. 예를 들어 진로 발달을 강조한 슈퍼는 진로상담을 ‘개인이 자기 자신과 일의 세계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적절하고도 잘 통합된 자아상을 갖고 이를 수용, 발전시키며, 이러한 개념들을 자신에게 만족스럽고 사회에 이익이 되도록 실제 현실 생활에서 검증해 보도록 돕는 과정’이라고 정의하였다. 이러한 여러 정의에 공통으로 언급된 사항들을 찾아보면 진로상담은 ‘내담자의 진로와 관련된 상담 목표’를 중심으로, ‘전문적인 진로상담 자가 조력하는 과정’으로 ‘상담’의 형식을 취한다. 진로상담은 종종 일반적인 심리상담과 비교하여 논의되는데 이는 미국에서 두 상담이 서로 다른 역사적 배경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학자에 따라 진로상담과 심리상담은 서로 다른 목적과 방법을 지닌다고 보기도 하고, 둘 사이의 구분이 모호하다고 보기도 한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많은 내담자가 진로상담과 심리상담을 동시에 받기를 원하고, 진로 문제와 성격 문제를 호소하는 내담자가 대체로 다르지 않으며, 실제 심리적인 문제가 다루어지지 않은 진로상담에 대해 내담자 덜 만족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진로상담에서도 심리적인 문제를 통합해서 다루어야 할 필요성이 부각된다.
진로상담의 목표와 내용
진로상담의 목표는 개인 상담의 경우,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초점을 두면 된다. 그러나 진로상담은 교육적이고 발달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내담자에게 어느 정도 공통된 목표를 상정해 볼 수 있다. 첫째, 자신에 관한 보다 정확한 이해 증진이다. 파슨스가 특성요인이론을 제안한 이래 올바른 진로 선택을 위한 첫 번째 요인으로 상정되어 온 것이 자기 자신에 관한 올바른 이해이다. 자신에게 맞는 일과 작업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의 능력, 흥미, 적성, 성격, 가치관, 신체적 특성 등에 대해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작업 세계에 대한 이해 증진이다. 산업혁명 이후 직업의 전문화와 고도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선진국에서는 2~3만 종류의 직업이 존재하게 되었다. 미래학자들의 예측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이 되기 이전에 현존하는 직업의 반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며, 존속하는 직업의 경우에도 일의 방법이 많이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 셋째,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의 증진이다. 진로상담의 최종결과는 크든 작든 결정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자신에 대한 정보, 직업 세계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최종적으로 진로를 선택하는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젤라토는 진로상담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내담자가 훌륭한 결정을 내리게 되는 과정에 의해 평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자신이나 일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편견이나 부모의 요구, 친구의 권유에 의해, 또 다른 외적인 욕구를 추구하느라 불합리한 결정을 내리는 일이 없도록 내담자의 의사결정능력을 신장시키고, 당면한 선택의 문제에서 올바른 진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넷째, 정보탐색 및 활용 능력의 함양이다. 진로상담에서는 정보제공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 이유는 내담자들이 직업 세계에 대해 정확히 알고 난 후에도 선택하도록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상담자는 내담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일도 해야 하지만, 내담자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탐색하고 활용하도록 안내하는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하다. 다섯째, 일과 직업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밑 태도 형성이다. 현대사회에서 직업이란 생계 수단으로써 뿐 아니라 사회봉사와 자아실현의 수단으로써 그 중요성이 더 증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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