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가 어떤 방식으로 만나느냐에 따라 대면상담과 비대면 상담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 상담자와 내담자의 수에 따라 개인 상담과 집단상담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상담의 공통적인 전개 과정을 추출하기를 쉬운 일이 아닌 이유는 각 유형의 상담은 서로 구분되는 독특한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상담자 한 명이 내담자 한 명을 대면하여 상담하는 개인 상담이 어떤 전개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지 살펴볼 것이다. 개인 상담이 진행되는 구체적인 과정은 상담자의 이론적 배경, 문제의 종류, 내담자의 특성, 상담 목표 등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신분석 이론에 근거한 상담, 행동수정 이론에 근거한 상담, 인간중심 상담이론에 근거한 상담, 인지행동치료 이론에 근거한 상담은 인간을 보는 관점이 다르고, 문제를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담 과정과 상담 기법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상담이라는 복잡한 현상을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담이 진행되는 공통적인 절차와 단계별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는 개인 상담의 과정을 크게 상담 신청 및 준비 단계, 첫 회 상담 및 초기 단계, 중기 단계, 후기 단계, 종결 및 추수 면접 단계 등 다섯 단계로 구분하고 단계별 특성과 유의 사항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상담 신청과 접수
상담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내담자 혹은 상담을 권유한 타인이 상담을 직접 신청하고 내담자가 상담실을 방문해야 한다. 상담 신청은 상담실을 직접 찾아가 할 수도 있으나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서 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내담자가 상담실을 방문해 ‘상담신청서’를 작성하고 간단한 심리검사를 받게 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는 것이 좋다. 전화로 상담을 신청할 때 어떤 사람은 자신의 고민과 문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장황하게 설명하고, 심지어는 해결책까지 얻으려 하기도 한다. ‘전화상담’의 경우가 아니라면 상담 신청을 받는 전화는 가능한 한 간략히 한다. 만일 상담 신청을 받을 때 내담자의 자원이나 대응 기제의 범위를 넘어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위기 상황이거나 응급 상황이라면 상담자는 적절하게 조치하여야 한다. 위기 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내담자와 첫 회 상담 혹은 접수 면접이 가능한 일자와 시간을 약속하게 되는데, 이때 내담자의 연락처에 관한 정보를 획득하여야 한다.
상담신청서 작성
상담신청서는 상담 기관마다 다른 양식을 사용하지만 보통 공통된 정보를 얻고자 마련된 것이다. 신청서 양식식별 번호이다. 규모가 큰 상담 기관에서는 상담신청서 이외의 다양한 종류의 신청서 양식이 있을 수 있는데, 식별 번호가 있다면 여러 종류의 양식을 관리하는 데 편하다. 내담자의 인적 사항에 관한 정보이다. 내담자의 성명, 성별, 생년월일, 주소 및 연락처, 전화번호 등의 정보를 적도록 하며, 필요한 경우 상담자가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동의를 구해야 한다. 가족 사항에 관한 정보이다. 직계가족, 함께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기본 정보는 상담자가 내담자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정보로서 작용한다. 상담목적, 상담받고 싶은 내용에 관한 정보이다. 어떤 문제로 상담받고자 하는지 구체적으로 적도록 하고, 그 문제의 위급성을 5점 척도나 7점 척도로 평정하게 할 수 있다. 이전 상담 경험이 있는 경우에 상담자는 접수 면접이나 첫 회 상담에서 이와 관련된 구체적 내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문제 및 증상에 관한 정보이다. 우울, 불안, 분노, 외로움, 두통, 이별, 식욕 문제, 체중 문제 등의 여부를 체크하도록 하는데, 접수 면접과 상담 시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청경로에 관한 정보이다. 누구의 권유에 의해서인지, 전문가의 의뢰인지, 광고 등을 통해 습득한 정보를 기초로 자발적으로 신청하였는지 등의 정보는 상담 기관을 알리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접수 면접
한두 명의 상담자에 의해 운영되는 소규모 상담실에서는 상담 신청 후 곧바로 첫 회 상담을 하게 되나, 상담실의 규모가 크고 체계가 갖추어진 상담 기관에서는 첫 회 상담을 하기 전에 ‘접수 면접’을 실시하기도 한다. 접수 면접은 상담 신청과 정식 상담의 중간 단계로서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를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상담자와 내담자를 연결해 주기 위해서 실시된다. 접수면접자는 상담 분야의 교육을 받고 실무능력을 갖춘 사람인 경우가 많다. 접수 면접의 내용은 상담신청서와 연계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신청서의 내용을 보다 심층적으로 탐색한다. 접수면접자는 상담자로서, 내담자가 편안한 상태에서 면접받을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모든 인간관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상담 장면에서의 첫 만남은 매우 중요하다. 서로에 대한 첫인상은 협력적인 상담 관계의 형성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상담자는 내담자와 첫마디를 나누기 전에 그의 비언어적 행동을 관찰한다. 상담자는 첫 회 상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사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첫 회 상담을 통해 무엇을 성취할 것인지, 즉 첫 회 상담의 목적을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한다. 상담자는 접수 면접을 통해 얻은 내담자에 관한 정보를 바탕으로 내담자 문제와 내담자 본인의 성격이나 상호작용 패턴 등에 관한 가정과 가설을 세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정과 가설은 상담을 통해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설일 뿐이라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내담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상담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첫 회 상담에서는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와 같이 내담자의 상담실 방문 이유를 물어보는 질문으로 첫마디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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