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의 의미
상담이란 용어는 많은 사람에 의해 서로 다르게 이해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상담과 관련된 유사 활동과 상담을 혼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심리치료와 생활지도, 그리고 상담이라는 활동이 구분되는 것인지, 구분되지 않는 것인지와 관련된 논의는 이 분야를 공부하는 많은 사람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문제해결을 위해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온 많은 방법을 상담과 혼동하고 있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여기에서는 상담의 의미를 정확히 밝히기 위하여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온 문제해결 방법에 대해 먼저 살펴보고, 상담의 인접 개념으로서 생활지도 및 심리치료와 상담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상담의 의미를 정리하고자 한다.
문제해결을 위한 상담 이외의 방법
상담이란 한자어의 의미대로 '서로 이야기하는' 의미의 개인적인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는 활동이다. 그런데 전문적인 상담 활동이 발달하기 전까지는 개인의 심리적인 문제나 행동상의 문제를 다루는 데 다양한 방법들이 사용되어 왔고,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흔히 상식이나 관습에 근거하고 있는 상담 이외의 방법들은 피상적으로 보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같이 보이고, 때로는 실제 문제를 해결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은 대개 문제를 일시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오히려 문제를 만성화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문제해결을 위해서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온 상담 이외의 방법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 번째, 권위적인 방법이다. 이것은 명령, 지시, 금지 등과 같이 삶의 문제를 특정한 양식으로 해결하는 길을 제시하고 그에 따르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명령, 지시, 금지 등은 특정한 문제해결 방안을 채택하느냐 아니냐를 개인의 자유의사에 맡기지 않고 그것을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권위적인 방법이 요구하는 것은 순종이며, 비판적 사고나 태도를 허용하지 않는다. 지시나 명령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예전부터 전문적인 상담에는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가정이나 학교 등에서는 아직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강압적인 방법으로 인간의 행동을 통제하면 행동 자체는 저지되거나 억압되어 피상적으로 보면 문제가 해결된 것 같으나, 실제로 감정이나 의견의 표현을 억압하기 때문에 그 문제를 오랫동안 지속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권위적인 방법은 인간의 행동 및 심리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유용한 방법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두 번째, 이지적 방법이다. 충고, 설득, 지적 설명 등은 이지적 방법에 속하는 문제해결 방식이다. 이러한 이지적 방법은 지식을 전달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공통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예컨대, 충고의 단적인 예는 신문이나 잡지의 상담 코너나 방송의 상담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상담은 어떤 문제를 간단하게 제시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일방적으로 가르쳐 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매스컴에서 다루고 있는 상담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런 상담은 피상적이고 일반적인 지식을 전달해 주는 것에 불과하다. 충고, 설득, 지적 설명은 그것이 아무리 사실적이고 훌륭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 세 번째, 표현적 방법이다. 이것은 자신의 문제와 관련된 감정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천주교의 고해성사, 놀이치료, 심리극, 미술치료, 음악치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표현적 방법들이 갖는 장점에 대한 공통된 견해 중의 하나는 인간의 심리적 문제 가운데에는 억압되어 있거나 표현되지 않은 채로 마음속에 묻혀 있는 정서나 상념이 있는데, 그것을 자연스럽게 표출하도록 함으로써 심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표현적인 방법들은 점점 더 정교화되어 상담의 중요한 기법으로 발전되고 있다. 그러나 감정의 표현 그 자체가 곧 심리적 갈등이나 인간관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표현적인 기법은 표현된 감정이나 생각을 수용적인 자세로 받아들이고, 이를 치료적, 교육적인 과정에 적합하게 통합할 때 비로소 효과를 거두게 된다. 만약에 표현만 하고 이를 허용적이고 수용적인 자세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오히려 불안, 죄책감, 갈등과 같은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수도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권위적 방법, 이지적 방법, 표현적 방법은 실제로 가정, 사회, 학교, 종교단체, 병원 등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인간의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충분한 조건은 아니며, 꼭 필요한 조건이라고 할 수도 없다.
상담, 생활지도, 심리치료
상담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하여 상담과 유사하지만, 그 명칭은 다른 여타 활동들과 상담을 비교하는 시도들이 있었다. 즉, 다루는 문제를 기준으로 상담, 생활지도, 그리고 심리치료 또는 정신치료를 비교하면서 상담의 정체를 파악하고자 한 것이다. 과연 이들은 구분되는 것일까? 아니면, 구분되지 않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담이 생활지도나 심리치료와 구분되는 것이냐 아니냐를 따지고, 어느 관점이 맞고 틀리다 결론지으려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상담을 공부하고, 그 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상담과 생활지도, 그리고 심리치료가 어떻게 중첩되는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를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을 뿐이다.
상담과 생활지도
생활지도는 학교교육 장면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개인이 삶의 과정에서 당면하게 되는 각종 과업과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힘과 능력을 배양하는 중요한 실천적 교육 활동이다. 이러한 생활지도는 개인의 인지적, 정의적, 신체적 특성과 잠재 가능성을 바르게 이해하고 발달시켜서 개인이 교육적, 사회적, 심리적 발달 가능성의 최대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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