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의 과정과 기법

상담 과정

엘리스에 의하면 인간은 비합리적인 신념을 처음에는 부모에게서 배우고, 이후에는 사회에서 강화받는데, 이것을 결국 사람들의 정서적 장애를 유발하는 핵심적인 원인이 된다. 따라서 상담자의 역할은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가 왜곡된 지각과 비합리적인 생각으로 인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하고, 이러한 왜곡된 지각과 비합리적 생각을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융통성 있는 신념으로 재구성하도록 내담자를 교육하는 것이다. 내담자의 비합리적인 신념을 재교육하기 위해서는 그런 신념이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사실에 계속 관심을 두도록 만든다. 다음으로는 그러한 비합리적인 신념들이 어떻게 정서적 문제나 부적응 행동을 야기하고 유지하게 시키는지 보여 준다. 그러고 난 후 그 비합리적 신념들이 내면화된 자기 독백 내지 자기 대화의 내용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구체적인 문장으로 정확하게 알려준다. 마지막 단계에서 그러한 비합리적 신념들을 반박하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사고로 전환하여 내면화된 자기 대화의 형태로 발전시키도록 한다. 더 나아가 상담자는 비합리적 사고, 신념, 사상을 교정하는 것을 넘어서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며, 또한 논리적이고 융통성 있는 생각들이 어떤 것인가를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대개 합리, 정서, 행동치료의 기본 모형은 ABCD로 표현된다. ABCD모형은 인간 행동을 이해하는 ABC 모형에 내담자의 비합리적 신념을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논박이라는 D를 합한 것이다. 고리는 여기다 논박의 결과로 가지게 되는 합리적 신념이라는 인지적 효과인 E와 인지적 효과의 정서적 결과인 새로운 감정 F를 더하여 ABCDEF 모형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모형에서는, 내담자는 현재의 정서적, 행동적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상담실을 방문한다. 그들은 앞서 일어난 사건 때문에 현재 곤란한 상태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담받으면서 현재의 곤란의 진정한 원이 자신의 비합리적 신념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상담자의 논박 과정을 통해 비합리적 신념을 합리적 신념으로 바꾸어 나간다. 그 결과 내담자는 새로운 감정을 갖게 되고, 적절하게 행동하며 살아가게 된다.

상담기법

합리, 정서, 행동치료에서는 왜곡된 신념 체계가 문제 유발 원인이라고 가정하므로 비합리적 사고를 논리적으로 반박하여 합리적 사고로 바꾸어 적절한 정서적, 행동적 결과를 유도하는 것이 상담의 요체이다. 비합리적 사고를 합리적 사고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상담기법으로는 인지적 기법, 정서적 기법, 행동적 기법들이 동원되는데, 그중에서는 다른 상담이론에서 차용한 기법들이 많다. 그런데 다양한 기법들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기법은 인지적 기법인 논박이다. 논박은 내담자의 비합리적 신념을 논리성, 현실성, 실용성에 근거하여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기법이다. 논리성에 근거한 논박이란 내담자가 자신과 타인과 세상에 대해 원하는 바가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근거와 증거를 제시하도록 물어봄으로써 내담자 생각의 비논리성을 지적하는 것을 말한다. 현실성에 근거한 논박이란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절대적인 소망이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것인지 질문함으로써 내담자가 자기 생각의 비현실성을 깨닫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실용성에 근거한 논박은 내담자가 비합리적인 생각을 통해 어떤 실용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는지 질문함으로써 내담자가 자기 생각의 유용성을 검토하고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법들로 내담자가 자신의 비합리적 사고를 객관적으로 탐색해 볼 수 있게 해 주는 ‘객관화 기법’, 이미 일어난 사태의 원인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보도록 하는 ‘재귀인 훈련’,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탈자기중심화 기법’, 비합리적 사고의 발생빈도와 상황을 객관적으로 기록하도록 하는 ‘자기 행동 관찰법’, 비합리적 사고와 동시에 발생하는 심상의 내용을 제거하거나 새로운 내용으로 바꾸어 주는 ‘심상 활용법’ 등이 있다.

벡의 인지치료 이론

벡은 우울증 환자의 사고과정을 탐구하면서 인지적 요인이 우울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을 알게 되고, 이러한 인지적 요인을 변화시키기 위해 인지치료를 발전시켰다. 그래서 초기에는 인지치료가 우울을 다루는 접근으로 인식되었지만 불안장애의 상담에도 많이 적용되고 있으며, 아동학대, 가족 간 갈등, 부모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백의 인지치료 이론은 엘리스의 합리, 정서, 행동치료와 유사한 점이 많다. 인간의 사고, 정서, 행동 중 사고가 정서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에 대해서 의견을 같이한다. 그리고, 인지치료는 능동적이고, 지시적이고, 시간제한적이고, 현재 중심적이고, 구조적이라는 점에서 합리, 정서, 행동치료와 유사하다. 합리, 정서, 행동치료에서는 역기능적 신념이 비합리적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보는 반면, 인지치료에서는 역기능적 신념이 정상적인 인지 과정을 방해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보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주요 개념

벡의 인지치료에서는 심리적 문제들이 부적절하거나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잘못된 추론, 그리고 환상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일반적인 사고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벡은 개인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사고, 즉 인지적 요인을 인지 도식, 자동적 사고, 인지적 오류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