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세상 바라보는 눈인 구념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가? 구념의 측정은 구념이 유사극과 대조극을 가지고 있는 이분법 구조를 띠고 있다는 이분 원리에 기초하고 있다. 켈리는 전통적인 심리검사가 개인구념을 측정하기에 부적합하다고 생각하여 그 나름으로 독특한 심리 검사체제를 발전시키는데, 그것이 바로 역할 구념 목록 검사다. 구념의 측정 과정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피검사자에게 20-30개의 역할 명칭 리스트를 제시하고 작성하게 한다. 학창 시절 좋아하던 선생님, 싫어하던 선생님, 현재의 친구, 옛 친구, 배우자, 부모님,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 성공한 사람 등의 리스트를 제시하고 해당 사람이 누구인지 작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이 리스트 중에서 임의로 세 사람을 선정하여 어떤 점에서 둘은 비슷한데, 그 점에 있어서 다른 한 사람은 다른지를 피검사자가 분류하게 한다. 학창 시절 좋아하던 선생님,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행복한 사람, 어머니 세 사람을 선정하여 피검사자가 분류하도록 했을 때, 좋아하던 선생님 누구와 행복한 사람 누구는 아주 종교적인데, 어머니 누구는 신을 믿지 않는다고 대답했다면 이 사람의 세상 바라보는 눈의 내용 중 한 가지는 '유신론-무신론'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의미로 여러 조합의 세 사람을 선정하여 유사극과 대조극을 응답하게 한 후 마지막으로 유사극과 대조극의 수많은 반응을 몇 가지 기준에 근거하여 백분율을 계산하고 요인 분석하여 그 개인의 구념을 측정한다. 역할 구념 목록 검사는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20~30개의 역할 명칭 리스트를 20~30개의 카드에 기록한 카드형과 20~30개의 역할 명칭 리스트를 하나의 표로 만들어 제시하는 격자형이 대표적이다.
구념의 변화
앞서 살펴보았듯 구념의 변화와 관련된 원리는 경험 원리와 조절 원리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구념은 경험을 통해 그 타당성이 검증되고 점진적으로 변화되어 나가며, 구념의 변화 가능성은 구념의 삼투성 정도에 따라 조절된다. 구념은 사건과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며 예측하는 눈인데, 예언이 부정확하다고 판단되었을 때, 예언과 실제 사상 사시에 일치하지 않을 때 새로운 예언을 검증함으로써 구념은 변화해 나간다. 이러한 구념의 변화는 점진적으로 나타나며, 상위 구념이 삼투적이면 하위 구념은 더욱 많이 변화한다. 켈리는 구념의 변화와 관련된 두 가지 주기를 제시하고 있는데, c-p-c 주기와 창조주기가 그것이다. c-p-c 주기는 주로 의사결정과 관련된 개념이며, 창조주기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c-p-c 주기'는 현상의 여러 구성요소를 개방적으로 검토하는 분별, 모든 가능한 시각을 하나의 이분적 주제로 통합하는 선매, 이분법이 주제에서 보다 높은 가능성의 외연과 내포를 지닌 것으로 예언되는 하나의 대안을 선택하는 통제라는 세 가지 연속적인 구념 과정을 말한다. '창조주기'는 이완된 구념에서 시작하여 엄밀하고 타당화된 구념으로 끝나는 연속적인 구념 과정을 가리킨다.
부적응 행동과 구념의 관계
켈리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현상을 이해, 설명, 예측하는 데 효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개인구념이 부적응 행동을 유발한다. 경험적으로 부인된 가설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 가설을 일반화하려고 할 때, 현실 세계와는 맞지 않는 구념을 가지고 있을 때 부적응 행동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맞으면서 커야 제대로 된 사람이 된다'라는 가설과 구념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가설이 현실적이고 경험적으로 계속 부인됨에도 이 가설과 구념을 계속 가지고 있게 되면 이 사람은 주변 사람들과 계속 마찰을 일으키고 결국 사회 부적응자가 될 수 있다. ###주요 기법 켈리는 상담을 '재구성하는 과정'이라 하고 있는데, 재구념 한다는 것은 생각을 바꾸는 심리적인 실험을 하는 것을 말한다. 재구념을 위해 켈리가 제안하고 있는 주요한 기법은 역할 실행과 고정역할치료이다. 이 두 기법 모두 '역할'이 중요한 수단인데, 역할은 본래 역할기대의 준말로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어머니라면 이러이러한 행동을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동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켈리는 역할을 사회적 상황이나 타인의 기대에 따라 규정된 행동 양식이라기보다 개인의 구념 자체를 명백하게 표현하고 정교화시켜 나가는 수단으로 생각한다. 구념은 역할로 나타난다는 것이고, 구념의 변화는 역할의 변화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비합리적 신념을 논리적으로 반박하여 합리적 신념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엘리스나 인지 과정의 오류를 바로잡고자 하는 벡의 관점과는 달리한다. 물론 엘리스나 벡의 치료 이론에서도 행동적 기법을 사용하기는 하나, 가장 핵심적인 시법은 신념과 사고 그 자체를 다루어 변화시키는 인지적 기법이기 때문이다.
역할 실행
이것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곤란을 경험한 경우 자신과 타인의 역할을 실행함으로써 타인과의 관계에 관한 자신의 구념을 '느슨하게 구념을 재배열하는 방법이다. 부부간에 갈등이 있는 경우 부부가 서로의 역할을 바꾸어 실행해 보게 함으로써 자신이 배우자에 대해 그동안 갖고 있던 고정된 생각을 이완시켜 구념에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다. 직장 상사에서 상사와 부하 간에 갈등이 있는 경우 상사와 부하가 각자의 역할을 바꾸어 실행해 보는 것도 같은 이치다. 일본생활에서 가끔 타인의 역할을 해 보는 것은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자기 삶의 활동을 찾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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