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구념이론의 또 다른 전제는 인간이 과학자가 하는 일과 똑같은 일을 머릿속에서 한다는 것이다. 모든 과학자는 현상을 관찰하고, 설명하며, 예측하려고 한다. 비가 오기 전에 새들은 낮게 날아다닌다. 과학자는 새들이 낮게 날아다니는 것을 반복적으로 관찰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려고 한다. 이후 새들이 낮게 날아다니는 것을 또 관찰하게 되면 곧 비가 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마찬가지로 모든 인간은 나름대로 주변의 사상을 관찰, 이해, 해석하며, 그 일이 앞으로 어떻게 되어 가리라고 예측한다. 자연현상이나 인간에 관해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자기 삶에서 직면하는 여러 사건이나 현상에 대해 가설을 형성하고 검증한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과학자처럼 체계적으로 증거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과학적 방법을 동원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과학적 작업에서와 마찬가지로 가설을 형성하고, 그 가설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심리적 과정을 거친다는 면에서 인간을 과학자로 보는 것이다. 인간을 과학자로 보는 이러한 관점은 인간을 환경에 수동적과 피동적으로 반응하면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미래의 현상에 근본적 관심을 가지고 현상을 능동적으로 설명하고 개념화하는 창조적 능력을 지닌 존재로 보는 것을 말한다. 심리학자들이 인간 행동을 관찰하고 이해하기 위해 개념을 형성하고 가설을 설정하여 그 타당성을 검증하는 것처럼, 인간은 자신이 경험하는 세계를 해석하고 예측하며 그 속에 어떤 의미를 창출하고 변화를 도모해 나가는 능동적인 존재이다.
구념의 기본원리
켈리는 개인구념이론의 전제인 구념적 대안주의와 과학자로서의 인간을 1개의 기본 공리와 11개의 일반 원리 또는 추론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켈리가 제시한 기본 공리는 '어떤 한 인간의 과정은 그가 사상을 얘기하는 방식에 의해 심리적으로 노정 지어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 개인이 미래를 예측하고 현재의 사건을 해석하는 구념이 그 개인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본 공리에 근거하여 켈리는 11가지의 일반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구성원리
인간은 사상을 반복적으로 구념함으로써 그 사상을 말한다. 저녁에 노을이 지면 다음 날 날씨가 맑고, 제비가 낮게 날아다니면 곧 비가 오고, 남편이 술을 먹고 들어온 날은 부인과 자녀를 구타한다고 예측하는 것은 사상을 반복적으로 구념함으로 가능해진다.
개성 원리
사상에 관한 구념은 개인차가 있다. 사람마다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눈은 차이가 있는데, 이것은 그들이 지각하는 대상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상을 예측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직 원래
인간은 사상을 편리하게 얘기하기 위해 구념 사이의 서열 관계를 형성하는 일종의 구성 체제를 독특하게 발전시킨다. 구념은 서열 관계에 따라 상위 구념과 하위 구념으로 구분하는데, 피아제가 상위 도식과 하위 도식의 체제로 인지구조가 조직되어 있다는 주장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분 원리
구념은 유사극과 대조극을 가지고 있는 이분적 구조를 띠고 있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유신론 자냐 무신론자냐 하는 구념을 가지고 바라본다고 하자. 이때, A와 B는 신이 존재한다고 믿는 유신론자이고 C는 무신론자라면, A와 B는 유사하고 C는 대조된다. 이 경우 유신론자는 유사극, 무신론자는 대조극이 된다. 이 원리는 한 개인의 구념을 측정하는 기술적 절차를 제공하는 원리가 된다.
선택 원래
인간은 여러 구념 중에서 사상을 설명하고 예측할 가능성이 큰 구념을 선택한다. 그래야만 세상을 이해하고 예측하면서 살아가는 데 있어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범위 원리
한 개의 구념은 유한한 범위의 사상만을 얘기하는 데 유용하다. 구념이 사상을 설명하고 얘기하는 데 편리한 정도를 편의성의 범위라 하는데, 편의성의 범위가 넓은 구념은 설명력이 강한 구념이고 편의성의 범위가 좁은 구념은 설명력이 약한 구념이라고 할 수 있다. 구념의 유형 중 상위 구념은 하위 구념에 비해 설명력이 높은 구념이다.
경험 원리
인간의 구념 체제는 그가 사상들의 반복을 연속적으로 구념함에 따라 변화된다. 개인이 지니는 구념은 경험을 통해 타당성을 검증하고 변화되어 나간다는 것이다. 이것은 피아제의 인지발달 이론에서 동화와 조절이라는 상보적인 기제를 통해 인지구조가 변화해 간다고 설명하는 것과 유사하다.
조절 원리
개인의 구념은 경험을 통해 점진적으로 변화되어 나가는데, 구념의 변화 가능성은 구념의 삼투성 정도에 따라 조절된다. 삼투성은 투과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구념이 얼마나 융통성이 있는가를 말한다. 만약에, 새롭게 지각된 요소들을 기존 구념의 맥락으로 받아들이면 그 구념은 삼투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어떤 특정한 맥락에 근거하기 때문에 어떠한 추가적인 요소도 허용하지 않는 구념은 비삼투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완된 구념은 융통성 있게 사고하는 삼투적 구념이고, 엄밀한 구념은 융통성 없게 사고하는 비삼투적 구념이다.
분화 원리
인간의 구념 체제는 상호 양립할 수 없는 독립적으로 조직된 하위 구념 체제로 분화될 수 있다. 이때 새로운 구념은 기존의 구념과 우열 관계나 주종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횡적 관계에 있으며, 서로 모순되고 대립하는 것일 수 있다. 이렇게 모순되고 대립하는 하위 구념 체제의 사용을 통해 구념은 계속 변화한다.
공통성 원리
한 사람의 심리적 과정은 다른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구념을 사용하고 있는 정도만큼 공통적이다. 갑과 을이 가지고 있는 구념은 각각 다를 수 있지만, 이 두 사람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구념이 유사한 정도만큼 유사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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